모두가 사용자를 바라보지 않는다면?

3월 5, 2009 by Jiwoong Chung  
Filed under Business, People

요즘 재밌게 읽고 있는 사용자 경험에 미쳐라(원제 : Subject to Change) 는, 가벼운 에세이를 통해 경험 중심의 전략을 쉽게 풀어내고 있는 책이다. 책의 저자는 세계적인 UX 컨설팅 그룹인 Adpative Path의 경영진과 주요 연구원으로, 이 회사의 대표 제시 제임스 가렛의 또 다른 저서인 경험디자인의 요소와 한쌍을 이루는 책이라고 볼 수 있겠다. (제임스 가렛은 AJAX라는 용어를 처음 제창한 덕분에, 많은  개발자들에게도 널리 익숙한 이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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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경험이 중요한 오직 한 가지 이유

UX서적들은 늘상  책의 초반부를 UX란 무엇인가라는 정의를 내리는데 할당하곤 한다. 이 책도 예외는 아니지만, 관점이 조금 다르다.  왜 UX가 중요할까? 막연한 사용자 가치? 우선, 우리가 늘상 익숙한 비즈니스 관점의 시야에서 바라보자.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쟁상의 우위에 있다. 경쟁상의 우위란 무엇을 말할까? 경쟁 상대보다 어떤 점에서 더 나아야만, 비즈니스에서의 성공을 이룰 수 있을까?

1. 효율이라는 이름의 우위.

전통적인 제조업에서는 포드와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법으로 우위를 증명할 수 있다. 바로 전체 공정과 결과물의 효율(Effectiveness)을 측정하고 관리하면, 자신의 경쟁 능력과 우위를 점검해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생산 위주의 제조업에서는 이런 이론이 잘 맞아떨어졌다. 식스 시그마(Six Sigma)와 같은 최적화 중심의 방법론은 낭비의 최소화를 통해, 궁극적인 효율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한다.

2. 차별화라는 이름의 우위

하지만, 지식 기반 산업에 오면 문제는 달라진다. 무형의 자산을 어떻게 수치만으로 관리할 수 있을까? 소비자는 이제 더 이상 가격이나 성능수치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 는 ‘차별화’만이 궁극의 전략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최고를 추구하는 것이 아닌, 주어진 경쟁 요건 속에서 경쟁자와 월등히 다른 가치를 생성해내는 것이 기업의 성공 요건이라고 이야기 한다. 이제는  ‘최고가 아닌, 사용자의 욕구에 걸맞는 독특한 가치’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 지식 기반 기업의 가장 큰 숙제로 던져 진 셈이다.

3. 모든 새로운 것이 선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고만이 능사가 아님을 알아도 여전히 많은 기업이 빠지는 오류가 있다. 바로 새로운 것이 승리한다는 통념에서 오는 오류다. 새로운 제품, 새로운 기능, 새로운 디자인. 차별화에만 몰두한 나머지, 신기하고 새롭지만 아무도 쓰지 않는 제품이 탄생하는 것은 바로 이런 오류에서 비롯된 실수다.

차별화는 그냥 새롭기만 해서 되는것이 아니다. 상황에 적절해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고객과 사용자가 원하는 ‘유용한 새로움’이지, 전혀 생뚱맞은 ‘신기함’ 이 아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매번 이런 실수를 자주 저지르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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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에만 집중할때 생기는 문제들

그것은 바로 지식 기반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전적으로 이 업계에 종사하는 우리들의 책임이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사용하는 사용자의 관점에서 제품을 보기 보다는,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 치중하기 때문에 이런 실수가 종종 벌어진다.  흔히 벌어지는 사례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기술 관점에서  신기술이 가진 가능성이나, 기술상의 개선점에만 무게를 둔다

예상되는 문제 : 아무도 쓰지 않지만, 전국민이 사용할 수 있는 성능을 가진 제품이나, 기술 컨퍼런스의 홍보 동영상에 걸맞는 제품이 탄생한다. 사용자는 막대한 성능이나 이익보다, 고작 인터페이스의 불편함만을 알아차린다.

  • 기획 관점에서 기능의 풍부함이나, 차별성만을 강조한다.

예상되는 문제: 모든 기능을 망라하는 TV리모콘 류의  제품이나, 정말 신기한 제품이 탄생한다. 사용자는 기능의 10%만을 사용하거나, 복잡함에 두통을 느끼고서는 예전에 사용하던 구식 제품을 들고 만족에 빠진다

  • 디자인 관점에서 예술적인 심미성만을 추구한다.

예상되는 문제: 비평가의 찬사를 받는 아름다운 제품이 탄생한다. 하지만 결국 해당 업계의 디자이너나  사용자들에게는 외면받는다.

  • 일관성 있는 브랜드 이미지와 컨셉을 구현하는데만 치중한다.

예상되는 문제 : 제품은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더할나위 없이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해당 클라이언트와 에이전시를 모두 만족시키지만, 막상 고객으로부터는 이전 제품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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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사용자를 바라보아야 할때

주어진 자원과 역량을 통해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인 사용자가 원하는, 사용자가 제품을 통해  만족스러운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그동안 우리는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도구’와, 그 제품을 만들어내는 ‘과정’에만 집중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사용자가 어떻게 느끼고 경험할까? 라는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 볼 필요가 있다.

디자인은 행동(activity)로 옮겨질때 의미를 가진다.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이제 사용자 경험은 비단 디자이너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공감-문제해결- 아이디어와 프로토타이핑 -대안 모색을 위해 우리가 취해야할 관점의 변화를 가리키는 단어다. 실제로 여러가지 요소를 복합적으로 고려해야하는 현대의 조직에서, 가장 효과적인 의사결정방법은 바로 최종사용자가 최대만족을 느끼는 대안을 선택하는 방법이다. End User Experience의 중요성과 그 성공은, 이미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통해 여러 차례 증명 해낸적이 있지 않은가?

사용자에게 등을 돌린채, 도구와 과정만을 바라보았던 우리. 이제 등을 돌리고 고개를 낮추어 사용자를 바라보고 이해해야 할 때다. 사용자가  이 제품을 통해 어떤 느낌을 받을까? 어떤 경험을 할까? 우리가 모든 도구를 동원해도 찾아낼 수 없었던 해답이, 바로 이 작은 질문 속에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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