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트웍스 앤솔로지(Thoughtworks Anthology)

2월 26, 2009 by Jiwoong Chung  
Filed under Technology

새해 들어서는 글을 좀 자주 써야지 하면서도, 여러가지 일들이 겹쳐 생각을 정리하기가 쉽지 않은 하루를 보내고 있네요 ^^;

다름이 아니라, 일전에 일부 내용을 번역했던 소트웍스 앤솔로지(Thoughtworks Anthology)가 이번에  출간되어서 그 소식을 전하려고 합니다.  새 블로그는 이전 블로그와 달리, 개발 이외의 직군에 종사하시는 분들도 많이 들러주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내가 만드는 Product가 어떠한 고민을 거쳐 만들어지는지를 충분히 알아두는 것은 언제나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것 같습니다.

Thoughtworks 사는  Martin Folwer (이쪽 분야에서는 상당한 인지도를 자랑하는)가 Chief Scientist로 재직하고 있는,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컨설팅 회사입니다. 이 회사의 주요 연구원들이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낸 책인데요. 사전지식을 조금 요한다는 점만 빼면, 전체적으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내용들을 통해, 쉽게 언급하기 어려운 가려운 곳들을 잘 긁어주는 느낌의 책인 것 같습니다.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해 볼 수 있는 Thoughtworks 사의 Product 개발 프로세스는 우리에게 작지 않은 시사점을 던지는 것 같습니다. 진정 Agile한 Software Product Process는 어떤 모습일까요? 그 누구도 쉽게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그들이 찾아낸 해답은 체계(System)와 비체계(Anti-System)의 중간지점의 화합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thoughts

Agile한 조직 , Agile한 소프트웨어 개발

조직은 변화에 끊임없이 기민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짧은 반복을 통해, 다양한 옵션에 대한 여지를 열어놓은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새로운 문제와 변화는 본질적으로 모든 프로세스를 학습지향적으로 설계할 필요성을 안겨다 줍니다. 하지만 이런 열린 구조가 비체계라는 늪에 빠질때,  조직은 혼돈과 실행력 부재에 빠질 뿐이죠.

조직은 열린 구조와 더불어, 경험을 체계로 녹일 수 있어야 합니다. 배움이 실패하면, 그 원인과 거기서 얻은 통찰을 프로세스의 개선이라는 산출물로 표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Thoughtworks의 개발 프로세스는 지속적으로 바뀌고, 반복의 호흡 또한 빨라지지만, 그 속에서 직면한 비즈니스적 요구에 걸맞는 체계를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조직이 새로운 변화나 환경에서도 당황하지 않은채 적응할 수 있다는 것은, 이런 체계가 기반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변화라는 단어의 무게감 때문에, 체계가 가지는 중요성을 잊곤 합니다. 너무 무겁고 정형화된 체계는 분명 피해야 하지만, 우리가 실제로 지향해야 하는 것은 비체계-무체계가 아닌,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진화할 수 있는 체계가 아닌가 합니다. 체계가 없다면 10년의 경험을 가진 조직이라도, 결국 1년 동안의 배움을 10번 반복한 셈이 될 수 밖에 없겠지요. 이 시대의 조직에게 필요한 변화는,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점진적인 성장이기 때문입니다.

1954828747_a6fa72259e_m경험을 보존하고, 더 큰 실패에도 대처할 수 있게 할수 있는 힘을 제공하는 것은 결국 체계

학습을 통해 체계를 만들고 , 허물어 나가기

김용의 소오강호라는 소설에 보면, 독고구패라는 기인이 만든, 무초식이 초식이 이긴다는 검술이 나옵니다. 그야말로 어디로 변화할지 알 수 없기에, 정밀한 초식들을 모두 이기는 변화를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 검술을 전수하는 사람은 한 가지 주의사항을 이야기 합니다. 바로 초식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가 있어야지만 그러한 무초식을 제대로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이죠. 무초식은 틀을 깨는 것을 이야기 하는 것이지, 처음부터 끝까지 틀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테니까요.

비즈니스의 변화가 빠르고 변화무쌍할 수 록, 우리는 끊임없이 체계와 비 체계 사이를 넘나 들어야 합니다.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고, 시장의 변화가 빠를 수록  작은 경험에서부터 하나씩 체계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대신, 필요할때는 주저없이 체계를 깨뜨려야 할 수도 있어야 하겠지요. 그렇게 틀 밖의 체계를 통해, 짧은 시간이지만 비즈니스에 최적화된 경험을 쌓아나갈 수 있다는 것이, Agile한 조직과 기업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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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적합한 체계는 어떤 모습일까? 끊임없이 고민하고 고민하고 또 고민하기

p.s 블로그 구독자분들께 이 책을 두 권 선물로 드릴까 합니다. 댓글로 신청해 주시면, 책을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다만, 사전지식이 조금 있어야 하는 책이라, 평소에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모자란 것을 두려워 하지 말라.

2월 4, 2009 by Jiwoong Chung  
Filed under Business, Change

더하기는 쉽고, 빼기는 어렵다.

그 옛날, 인간의 미적 기준은 장엄하고 숭고한 구조와  완결성 있는 형태를 향했다고 한다. 모퉁이와 겉 표면까지 배어나오는 꽉 찬 완결성. 이성과 논리가 세상을 지배하던 시기에, 그런 완결성은 인간의 이성이 추구할 수 있는 최선의 모습이었을것이다.

시대는 변화했다. 우리는 너무 정밀한 논리. 넘쳐나는 형태와 구조의 홍수 속에 서 있다. 본래 불 완전한 인간이 이런 형태의 압박을 견딜 수 있을리 만무하다. 한 쪽에서 바벨탑을 쌓아 올리는 사이, 인간은 탈 사회, 탈 구조를 향한 끊임없는 탈주를 감행한다. 바야흐르 수 세기 동안 짓눌려오던 감성이 다시금 만개하는 시대다. 만들어낸 이미지에 지친 나머지, 이제는 날 것(Raw)을 그대로 섭취하길 원한다. 날 것 그대로의 브랜드, 날 것 그대로의 이미지, 날 것 그대로의 커뮤니케이션. 이제 중요한 것은 구조와 형태가 아닌,  메시지 자체다.

이제는 누가 더 잘 벗기냐를 놓고 경주한다. 본질을 제외한  모든 거죽을 벗겨내야 살 수 있다. 더하기가 아닌 빼기의 싸움이다.

본질을 꿰뚫는 단순한 메시지 한 방. 그 보디 블로우 한 방을 제외한, 모든 메시지는 견고한 가드 속의 소모전 속에서 사라진다. 슈퍼볼 광고에 돈 다발을 뿌리고, 거대한 트래픽 속에 시선들(eyeball)을 모아 보았자, 하나의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시도들은 모두 부질없이 산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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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시작이 필요한 이유

모든 성공한 시도들 또한  ‘단순한 하나의 메시지’로부터 시작한다. 하나의 핵심 메시지에서 돋아난 살 들이, 결국 그 핵심을 제대로 살 찌운다. 덩치 좋아 보이는 누군가를 따라해보았자, 그 외향을 닮을 순 있어도 그 성장을 따라 잡을 수는 없다. 뼈대가 없고, 다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어디로 가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Me-Too Product는, 끊임없이 더하기만을 계속하다 쓰러질 뿐이다. 제대로 된 핵심 속에서, 또 하나하나의 뼈와 살을 붙여가는 점진성만이 메시지의 핵심을 거슬리지 않는 건강한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

모자란 것을 두려워 하지 말자. 어차피 중요한것은 메시지 하나다. 뼈와 살은 그 핵을 둘러싸고 천천히 붙여나가면 된다. 아니, 오히려 살은 사용자가, 시장이, 시대의 흐름이 붙여나가는 것이다. 우리는 그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아직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의 질문에 그들이 답한 길을 따라 가는 것이 올바른 성장의 길이다.

큰 서비스들도 마찬가지다. ( Big Web Sites Starts Small) Digg , Amazon, Twitter 또한 그 단순함으로 시작했고, 결국 거품이 가라 앉고 시대가 바뀌어도 남은 것은 그들 뿐이다. Venture Capital의 황금 시대에  Web 2.0이란 단물을 쪽쪽 빨아먹으며, 결과도 모르는 지리한 더하기를 계속해왔던 이들은 모두 Dead-Pool로 사라져 갈 뿐이다. 그들에겐 단순한 시작이 없었기에, 단순한 핵심 또한 없었기 때문이다.

시장에 처음으로 만들어나가고, 진입하는 Product가 유리한 이유는 단순히 깃발을 먼저 꼽았기 때문이 아니다.  자신들이 위치한 곳이 어디인줄 알았으며, 그 깃발의 가리키는 핵심이 어디인지 알수 있었기 때문이다. 단순한 시작은 나침반과도 같다. 여러 가능성에 얽매여 헤매는 대신, 명확한 방향을 끊임없이 일깨워 준다.

예나 지금이나 Twitter는 여전히 묻는다 . What are you doing? 나는 진정 무엇을 하고 있는가? 그 질문에 답할 수 있을때까지 거죽을 벗기자. 군 살을 빼 나가자. 우리는 모자란 것을  두려워 하기 보다, 과하고 넘치는 상태를 끊임없이 경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