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사고
4월 21, 2009 by Jiwoong 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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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할 일이 점점 많아지는 요즈음, 새로운 의문에 종종 빠지곤 한다.
깜짝 놀랄만한 새로운 소식,
한번쯤 되새기고 싶은 유용한 정보,
현자들의 통찰력이 배어나오는 목소리.
하루에도 이런 수 많은 정보들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혹시 그것들의 소비에 급급해 진짜 나만의 것은 놓치고 있지 않을까? 이런 의문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며, 나태하게 풀어졌던 정신을 이따끔 오싹하게 만들곤 한다.
정보는 스스로 고민하고 체화해야 지식이 되고,
지식은 실천하고 현실속에서 깨뜨려야 비로소 생명력을 얻는다.
고민하지 않은 정보는, 그저 머릿속의 공간을 차지하는 파편에 불과하고,
죽어 있는 지식은, 편견의 틀이 되고, 성장을 가로막는 독이 된다.
과연, 하루 중 나 스스로 사고하고 고민하고 그 결과를 행동에 옮긴 시간은 얼마나 될까?
오늘 하루 나는 외부로 부터 오는 많은 자극들만을 소비하는, 수동적인 하루를 보내지 않았는가?
그런 고민에 빠질 무렵이면, 주저없이 컴퓨터 앞의 자리를 박차고 일어선다. 호주머니에 수첩 하나, 만년필 하나만을 갈무리하고서.
발걸음이 닿는 곳으로 움직이며, 자유롭게 사유의 날개를 펴는 순간마다, 아날로그 도구들은 그런 순간 순간의 흔적을 함께 하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준다. 아무리 제약이 많더라도, 본질에 무엇보다 충실한 아날로그 도구만이 줄 수 있는 이런 매력은 디지털 디바이스가 손쉽게 침범하기 어려운 영역이 아닐까.
니체는 움직이지 않는 사고, 고여있는 지식의 위험을 누구보다 경계했다고 한다. 지식이란 맛보면 맛볼수록 너무나도 달콤한 독과 같아서, 그 독에 취해, 그 지식을 통해 본래 추구하고자 했던 가치를 놓치게 되는 함정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사고’하고 ‘행동’하고 있다고 ‘믿고 있는’ 우리.
가끔씩은 ‘아날로그’ 세상에서 사고하고 행동하며, 그 매트릭스의 틀을 깨뜨릴 필요가 있다.
우리 스스로를 구성하고 규정하는 것은, 결국 외부의 그 무엇도 아닌 우리 스스로이기 때문에.
가능한 한 앉아 있지 말라. 야외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생겨나지 않은 생각은 무엇이든 믿지 말라. 근육이 춤을 추듯 움직이는 생각이 아닌 것도 믿지 말라.
모든 편견은 내장에서 나온다. 꾹 눌러앉아 있는 사람의 끈기. 이것에 대해 나는 이미 한번 말했었다. 신성한 정신에 위배되는 진정한 죄라고.- 니체 ‘이 사람을 보라’ 중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