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득과 실
10월 27, 2008 by Jiwoong Chung
Filed under Technology
앞선 기술에 대한 글 과 , QoooP 미디어의 글 에서 논한 것처럼, 기본적으로 기술은 우리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제공한다. 그리고 특히, 웹이 사회 전반에 걸쳐 변화의 원동력이 되고자 하는 이 시점에서라면 기술의 역할은 더욱 각별하다. 웹이 사회적도구가 되기 위해서는, 기술이 좀 더 사람들 곁에 가까이 다가갈수 있는 친숙한 형태까지 진화해야하기 때문이다.
Mark Weiser가 유비쿼터스 컴퓨팅 을 말하면서, 가장 강조했던것 또한 보이지 않는, 스며드는 컴퓨팅(Pervasive Computing)이었다. 그야말로 일상에서 보편재로 동작할 수 있을정도로 기술이 성숙하고 이면에서 단순화되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웹에서도 그러한 논리는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여진다. 기술은 끝없는 진화를 통해, 사용자들이 기술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는 단계에 이르러야 한다.
이런 궁극적인 방향에는 모두 공감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사실 기술의 시간 지평은 매우 길다. 가능성이 현실이 되고, 그 현실이 실제로 가치를 부여하기까지에는 기나긴 성숙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 관점에서, ‘아무도 그 기술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정도로, 거품이 꺼질때가 그 기술이 비로소 가치를 발하는 때다’라는 말에 적극 공감한다.
때문에, 기술관점에서 웹을 바라보면 가능성을 빠르게 발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을 가지지만, 반대급부로 기술 자체에만 매달리다 보면 많은 단점을 안게 되기도 한다. 특정 기술이 지닌 가능성이나, 공학/과학적 완성도에만 가치를 둔 나머지, 실제 사용자나, 실제 사회의 시간 지평과는 단절된, 기술적인 관점에서만 현상을 파악하고 의미를 부여하게 되는 것이다.
연구의 관점에서, 단일 기술의 프레임을 통해 변화를 바라보려 한다면, 그런 한정된 시야가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고, 사회적 수용을 목표로 한다면, 차라리 그런 기술중심의 사고관은 독이 될 수도 있다.
많은 신기술을 접하고, 개개의 기술이 가진 가능성에 환호하는 입장에 서면서도, 항상 스스로 경계하는 것은 그런 기술의 독배를 마시지 않는 것이다. 입에는 더없이 달지만, 취하면 쉽게 헤어나올수 없는 기술의 상반성. 지식이 쌓여 갈수록, 그에 기반한 판단을 통해, 특정 기술에 대한 호불호를 가르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항상 그런 판단조차도 기술이라는 경계 안에 갇혀있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자각해야 한다.
기술 관점에서 웹을 바라보아야 하는 입장에 서 있다면, 단 한 가지 질문만은 그치지 말자. 궁극적으로 목표하는 것이, 기술의 발전인가? 아니면 그 발전을 통한 다른 변화를 추구하기 위한 것인지를.
